시골에 갈 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호수를 지나가야 했다. 그 호수 사이로 여러 골짜기들을 지날 때 깊은 산속에 가려진 곳 사이에도 이름이 있었고 작은 집들이 있었다. 우리 할아버지의 집도 이곳 중에 하나였다. 어린 나이의 나는 그 장소 장소마다 평범하지만 존재하는 각자의 정원을 상상하며 아빠가 운전하는 차 뒤쪽에서 꾸벅꾸벅 졸며 할아버지 댁으로 가고 있었다.
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보면 아름답고 크게 보이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. 왠지 그 구름을 보면 시원한 것 같기도 하고..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구름을 보면 슬퍼지는 그리움을 느낀다. ‘이 여름 방학이 끝날 텐데’라고 생각한 순간부터였다. 그때 알았다. 나는 여름방학을 정말 사랑하는구나, 그리고 사랑하면 슬퍼지는 감정도.. 구름은 그리움이면서 나에게는 사랑의 깊이이기도 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