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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ries 01

눈덩이

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다 나는 눈을 열심히 굴리고 굴려서 만족스러운 눈덩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눈덩이는 쌓을 수 없었다. 눈사람은 결국 만들 수 없었지만 난 아쉽지 않았다. 세상에서 가장 큰 눈덩이를 만들 수 있었으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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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ries 02

호수

시골에 갈 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호수를 지나가야 했다. 그 호수 사이로 여러 골짜기들을 지날 때 깊은 산속에 가려진 곳 사이에도 이름이 있었고 작은 집들이 있었다. 우리 할아버지의 집도 이곳 중에 하나였다. 어린 나이의 나는 그 장소 장소마다 평범하지만 존재하는 각자의 정원을 상상하며 아빠가 운전하는 차 뒤쪽에서 꾸벅꾸벅 졸며 할아버지 댁으로 가고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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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ries 03

구름

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보면 아름답고 크게 보이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. 왠지 그 구름을 보면 시원한 것 같기도 하고..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구름을 보면 슬퍼지는 그리움을 느낀다. ‘이 여름 방학이 끝날 텐데’라고 생각한 순간부터였다. 그때 알았다. 나는 여름방학을 정말 사랑하는구나, 그리고 사랑하면 슬퍼지는 감정도.. 구름은 그리움이면서 나에게는 사랑의 깊이이기도 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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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ries 04

가로등

가로등 조명은 모든 평범한 사람들을 비추는 빛이다. 평범한 사람들을 비추는 가로등처럼 나의 그림도 평범한 이들의 기억을 비추는 그림이 되길 바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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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eries 05


평범한 풀들도 다들 꽃을 피운다. 꽃을 피운 순간을 보면 이름은 모르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. 그 아름다운 순간들이 폭죽처럼 터지는 봄. 모든 이들의 평범한 기억과 순간이 꽃처럼 아름답게 피워 나길.